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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소법 시행 우리에겐 호재’ 보험 민원대행업체 극성

미확인 내용 자극적 안내등으로 보상부서 담당자 극심한 업무 스트레스
민원자료 허위작성해 정형화된 양식으로 접수
일부 법무법인은 사실아닌 보상합의방법 알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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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홍 기자
기사입력 2021-04-12

© 게티이미지뱅크

 

[보험신보 이재홍‧정두영 기자] 금융소비자보호법 시행 이후 보험 분쟁을 전문으로 하는 법무법인과 민원대행업체가 더욱 성행하면서 덩달아 보험업계의 시름도 깊어지고 있다.

 

홍보 목적으로 확인되지 않은 자극적 내용의 안내가 이뤄지면서 보상부서 담당자들의 고충이 커지는가 하면 정형화시킨 민원자료에 소비자 이름만 변경해 제출, 정작 보험설계사가 하지 않은 행위가 민원으로 접수되는 상황까지 벌어지고 있어서다. 

 

○···중소형 손해보험사 자동차보상업무 담당 A 팀장은 지난달 진급 이후 훨씬 커진 스트레스를 호소한다.

 

진급과 함께 팀장 직책을 맡았는데 실무를 담당하던 때보다 되레 소비자와 직접 대화하는 일이 더 늘었다. 무조건 책임자하고만 얘기하겠다는 소비자들 때문이다. 

 

A 팀장은 “자보 보상 문제는 높은 직급의 담당자와 얘기하는 것이 빠른 일처리와 많은 보상금 수령이 가능하다는 인식이 있다”며 “근래에는 법무법인과 민원대행업체 등에서 소비자가 알아야 할 중요한 팁이라며 이같은 내용을 안내, 다짜고짜 책임자를 찾는 경우가 더욱 늘고 있다”고 토로했다.

 

최근 한 유명 법무법인은 SNS를 통해 자동차보험 보상 관련 영상을 게재했다. 여기에는 대형 손보사 보상부서 출신이라는 익명의 전문가가 출연, 보상 문제로 분쟁이 생기면 되도록 높은 직급의 관리자와 얘기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각 손보사에는 사고를 처리할 때 내부적으로 정한 보상한도가 있고 여기서 적게 지급할수록 성과를 인정받는 시스템이라는 것이다.

 

또 직급이 낮은 직원은 결정권한이 없기 때문에 손보사가 제시한 금액보다 많은 합의금을 받으려면 처음부터 책임자를 찾으라는 말도 덧붙였다.

 

손보업계에 따르면 이는 명확한 사실이 아니다. 사고 심도와 피해 정도를 고려해 산출된 적정 보상금은 관리자 한 명의 판단으로 재조정하기 쉽지 않다. 오히려 소수의 관리자가 다수의 민원을 응대하다 보니 일처리만 보다 지체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A 팀장은 “이밖에 손보사가 처음으로 제시하는 합의금은 내부적으로 결정된 금액의 60~70% 수준이니 이를 감안해 제안하라는 등의 사실과 전혀 맞지 않는 내용도 있었다”며 “이는 손보사와 피해자 간 원활한 협의를 어렵게 하는 것으로 이같은 사례를 모아 관련 담당부서에 전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허위로 작성된 민원서류가 접수되는 일도 빈번하게 벌어지고 있다. 설계사가 하지 않은 행위까지 서류에 포함돼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민원서류에는 보험사가 미승인한 보험상품자료를 설계사가 소비자에게 전달했다는 내용이 제시돼 있지만 실태조사를 진행해 보면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업계는 이에 대해 민원대행업체가 대리해 작성하는 민원서류가 어느 정도 정형화가 되다보니 발생하는 문제라고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민원서류의 내용과 양식만 봐도 대행업체의 손길이 닿은 것은 바로 표시가 난다”며 “문제는 소비자의 얘기도 제대로 들어보지 않고 이미 만들어 놓은 자료에 날짜나 이름, 상품명 등 일부 내용만 수정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금융감독원도 정형화된 민원접수 형태가 늘어남에 따라 대행업체의 손길이 닿은 것으로 보고 예의주시하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금감원으로 들어온 민원은 해당 보험사로 이관해 결과를 보고 받고 있는데 최근 들어 하지 않았던 행위도 민원서류에 포함돼 있다며 문제제기를 하는 보험사가 발생하고 있다”며 “이같은 서류를 살펴보면 구성이 비슷한데다가 또 내용은 업계 종사자가 아니면 잘 쓰지 않는 용어들이 포함되는 등 민원대행업체를 이용한 것이 보인다”고 언급했다.

 

이어 “결국 소비자의 민원제기 정당성이나 민원수용 가능성과 관계없이 민원제기 대행을 유도해 착수금 등만 편취하는 행위만 늘어날까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이재홍 기자 ffhh123@insweek.co.kr

정두영 기자 jdy0893@inswee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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