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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25시-‘막차타기’로 인한 설계사채널의 붕괴 조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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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학 소장
기사입력 2020-11-23

보험사 전속, 비전속채널의 체질 개선이 가속화되고 있다. 코로나19 여파로 대면영업이 주춤하는가 싶더니 법인대리점채널을 필두로 프로모션(시상금) 정책을 펼쳐서 매출을 회복했다.

 

전문가들은 고개를 갸우뚱했지만 20년째 지속돼온 대면채널의 존재감을 과시하듯 코로나19 여파는 작아보였다. 필자 또한 코로나에 대한 칼럼을 작성할 때마다 건재한 대면채널의 인터뷰 내용을 실은 것 또한 사실이다. 

 

하지만 이는 궁여지책(窮餘之策)이고 임시방편이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10년 이후 없어질 직업 순위권에 항상 보험설계사가 자리매김하고 있다. 코로나19 여파로 가속화된 언택트시대의 순풍을 대면채널은 피해 가지 못할 전망이다.

 

대형 GA에서 상위권 실적을 유지하고 있는 A본부장은 최근 ‘회사의 전체 계약유지율이 크게 하락해 수수료 및 시상금이 하락했다’라고 고백했다. 코로나 여파로 대면영업이 힘들어지는 상황에 봉착하게 되자 설계사들은 너도나도 할 것 없이 ‘작성계약’을 남발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를 역이용하듯 보험사 또한 시상금을 두둑하게 풀었다. 이러한 현상은 소위 설계사의 ‘막차타기’의 집단화 현상으로도 보여진다.

 

 

막차타기란 현장에서 설계사들 끼리 쓰이는 비속어로 실적이 저조해 설계사를 생업으로 하기에 곤란한 상황인 설계사가 막차타기 즉, 작성계약을 남발해 선지급 수수료를 챙기고 ‘먹튀’하는 현상을 의미한다. 

 

필자 또한 GA를 운영하던 시절이 있었다. 설계사들의 그만두는 징조를 갑자기 체결되는 실적들로 판가름할 수 있을 만큼 설계사들의 ‘막차타기’는 공식 아닌 공식이나 마찬가지였다. 필자는 위 리스크를 헤징하기 위해서 설계사 수수료를 10% 정도 keep해 1년 후 계단식으로 배분지급하는 방식으로 막차타기에 대한 리스크를 피했다.

 

아무리 대비해도 완벽히 대비할 수 없는 것이 바로 설계사의 막차타기다. 이러한 현상이 집단화로 발생했기에 대면채널은 무너질 수밖에 없게 됐다. 선지급된 모집수수료를 설계사의 이행보증으로 해결하지 못한다면 그 책임은 대리점을 운영하는 본부장 혹은 지사장(독립채산체의 경우)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

 

3~5명의 설계사가 막차타기를 해도 버틸까 말까 한 상황에 집단으로 이러한 현상이 발생하니 10, 11월 두 달간 폐쇄된 지사(본부)만 해도 수십 건의 소식이 들려온다.

 

보험사는 이러한 조짐을 파악해 전속조직채널에 시상금을 대폭 내렸다. 또한 대면설계사의 사업비용을 줄이고 비대면채널의 확장에 온 힘을 다하고 있다. ‘불황 속 호황’이라고 했던가? 보험사의 이러한 대응은 실적 호황으로 이어져 배당잔치를 준비해야 할 실정이다. 이러한 움직임은 결국 오는 2021년 사업계획에 큰 영향을 끼쳐 대면채널의 효율성악화에 따른 비용절감으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국내 대형 보험사인 S사에서 근무하는 B책임은 ‘보험사가 이제야 대면채널의 횡포로부터 속박이 풀려날 준비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대면채널의 효율성 측면에 대한 의구심을 전 보험사가 가지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오랜 기간 여러 번 만나서 체결해야 했던 대면영업 설계사의 생태계에 지각 변동이 예고된다.

 

실상 코로나19 시대에 대면영업은 적합하지 않다. 1~2시간을 2~3차례 만나야 체결되는 비합리적 구조의 보험판매 방식이 제4차 산업혁명 시대에 어디까지 통용될지도 반성해봐야 할 대목이다. 그렇다고 대면영업 조직이 완전히 필요 없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핀테크에서 풀지 못하는 ‘사람’의 영역은 반드시 대면상담이 필요하다. 소비자의 정보 비대칭성과 휴머니즘이 결합한 하이브리드 영업 채널로의 변화가 이미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전통 영업조직의 미래 생태계가 다소 우려되는 바다.

 

이상학  인슈테크미래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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