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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한방첩약 건보급여 시범사업 파장

막대한 본인부담금 실손의보서 보장 손보업계 깊어지는 시름…‘대책 절실’
참여대상 요양기관은 한의원·한약국 연500억원규모 건보재정 투입 예상
50% 본인부담 과잉진료 가능성 배제할수없어 문제
업계, “차라리 시범사업때 부작용 많이 발굴됐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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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홍 기자
기사입력 2020-11-23

[보험신보 이재홍 기자] 보건당국이 한방 첩약의 국민건강보험 급여 시범사업을 강행하면서 보험업계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실손의료보험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큰 손해보험업계의 시름이 깊다. 시범사업은 오는 2023년 10월까지 진행되며 성과에 따라 공식적인 급여화 작업이 이어질 예정이다.

 

시범사업에서 환자 개인의 본인부담률은 50%로 보건당국은 연간 500억원의 건보 재정이 투입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제 500억원 규모의 본인부담금은 실손의보에서 보장해야 한다는 의미다.

 

참여대상 요양기관은 한의원·한약국 연500억원규모 건보재정 투입 예상

 

보건당국은 건보정책심의위원회를 통해 한방 첩약의 건보 급여 시범사업 진행을 최종 확정하고 이번달 2일부터 참여할 한방의료기관의 모집을 진행했다.

 

구체적인 내용을 보면 참여 대상 요양기관은 한의원과 한약국으로 한정했다.

 

한의원은 진찰과 처방을 하는 경우에만 가능하고 조제·탕전만 하는 곳은 참여할 수 없다. 보건복지부가 공고한 일반한약조제 인증 원외탕전실을 설치한 기관은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신청조건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진료비 청구포털을 이용해 진료비를 청구하는 기관이다. 대상 기관 중에는 한의원과 한약국만 해당한다.

 

환자는 첩약 행위수가와 한약제비에 50%를 부담해야 하며 한의사 1명당 처방건수는 최대 1일 4건, 월 30건, 연 300건으로 명시했다.

 

대상질환은 안면신경마비와 뇌혈관질환후유증(65세 이상), 월경통 등이다. 질환별 처방 상한금액은 10일분(20첩) 기준 안면신경마비 5만5290원, 뇌혈관질환후유증 4만8990원, 월경통 6만3610원이다. 보건당국은 시범사업에 연간 500억원 가량의 건강보험 재정이 투입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일주일간 진행된 모집기간 한방의료기관의 참여도는 높았다. 의료계에 따르면 9100개 한방의료기관이 참여를 신청했으며 이들 중 대부분은 한의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전체 한의원 중 69%에 달하는 곳이 참여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홍 기자 ffhh123@insweek.co.kr


50% 본인부담 과잉진료 가능성 배제할수없어 문제

업계, “차라리 시범사업때 부작용 많이 발굴됐으면”

 

 

▲ 보건당국이 국민건강보험 한방 첩약 급여 시범사업을 강행하기로 하면서 보험업계와 양방의료계, 한약사단체의 반대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게티이미지

 

◆실손의보=업계의 가장 큰 우려는 실손의보다. 한방 첩약의 경우 건보 비급여항목이었기 때문에 실손의보에서도 면책 대상이었다. 그러나 급여항목에 포함되면 얘기가 달라진다. 건보 급여항목의 환자 본인부담금을 보장하는 실손의보에는 새로운 부담이 된다.

 

우선적으로 걱정하는 부분은 급증하게 될 지급보험금이다. 50%의 본인부담률을 책정한 보건당국이 연간 건보 재정소요 수준을 500억원으로 보고 있다는 것은 환자의 본인부담금 또한 500억원에 이를 것이라는 얘기다.

 

30%의 본인부담률을 두고 있는 표준화 실손의보로만 산출하더라도 350억원의 보험금이 지급되게 된다. 본인부담률 20%와 10%, 또 본인부담률이 없는 타 실손의보까지 고려하면 보험금 지급 규모는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실제 진료규모는 보건당국의 당초 전망을 크게 상회할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앞서 시범사업을 거쳐 급여항목에 포함된 추나요법의 양상과 다르지 않을 것이라는 이유다.

 

보건당국은 지난 2017년 추나요법의 급여 시범사업을 진행했다. 당시 17억6000만원의 건보 재정소요를 예상했지만 실제 비용은 61억3000만원에 달했다. 환자 개인의 본인부담률 감소가 의료이용량 증대로 이어질 가능성까지는 충분히 고려하지 못했던 것이다.

 

대형 손보사 관계자는 “추나요법의 경우 도수치료라는 대체재가 있고 65개 의료기관에서 6개월간 시범사업을 실시했는데도 이같은 결과가 나왔다”며 “3년간 9000개가 넘는 곳에서 진행되는 첩약 시범사업의 경우 당초 예상과 더욱 큰 차이를 보일 수 있다”고 말했다.

 

◆50% 본인부담률=보건당국이 책정한 50%의 본인부담률 효과에 대해서도 기대감이 적다. 어차피 건보 급여항목의 본인부담금을 보장하는 실손의보가 있는데다 높은 본인부담률은 다시 자보에서 악용될 여지를 내포한다는 이유다.

 

통상 건보에서는 본인부담률을 기본 20%로 적용한다. 여기서 진료항목별 경제성과 과잉진료 가능성 특성에 따라 30~50%, 치료 및 비용의 효과성과 대체 가능성이 불명확해 건보 급여화가 어려운 진료행위 중 사회적 수요가 높은 일부를 대상으로 50~80%의 본인부담률을 적용하는 선별급여제도를 병행하고 있다.

 

결국 50%의 본인부담률은 보건당국 또한 해당 영역에서의 과잉진료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본다는 의미로 해석 가능하다.

 

한의계 일부에서는 이미 ‘반값한약’ 등 자극적인 문구를 내세워 환자를 대상으로 한 홍보에 열을 올리는 모습이다. 진찰비를 포함해 10일분 기준 평균 10만8760~15만880원 수준이었던 첩약을 5만1700~7만2700원에 처방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실손의보에 가입된 환자 입장에서는 2만원이 채 안 되는 금액으로 첩약 처방이 가능해지는 셈이다. 업계는 이것이 상당한 수준의 이용량 증가로 귀결될 수 있다고 토로한다.

 

손보사 관계자는 “지금까지 건보 보장성 확대정책에 있어 계속해서 대두된 지적이 실손의보와 연계된 영향까지 고려해야 한다는 점인데 건보에서만 본인부담률을 높게 한다고 해도 현재의 실손의보 가입비율을 생각하면 큰 의미가 없다”고 언급했다.

 

여기에 결과적으로 한방 첩약의 건보 급여화는 진료수가의 필연적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그간 비급여로 규제가 심하지 않았던 항목을 급여화로 전환함에 따른 한방의료기관의 진료수가 인상 요구가 거세질 수 있다는 것이다.

 

◆자보=자보에 있어서는 한방 첩약 급여화 시범사업을 두고 다소 안도하는 분위기다. 자보에서 흔한 외상에 대한 부분이 빠졌기 때문에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는 견해다.

 

현재 자보에서는 비급여항목에 대해 상대가치점수를 기준으로 보상하고 있다. 기존 건보 급여항목 중 가장 유사한 진료항목의 점수 및 금액에 따라 별도로 진료비를 산정, 적용하는 형태다.

 

건보 급여항목에 포함되면 상대가치점수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 실제로 앞선 추나요법의 경우 건보 급여화에 따라 자보 상대가치점수가 47.1~280.8%(단순추나 47.1%, 복잡추나 148.5%, 특수추나 280.8%)나 증가한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이번 첩약의 경우 시범사업 대상으로 지정된 질환이 내적 요인이 주로 작용하는 부분인 만큼 외상의 비중이 큰 부분을 차지하는 추나요법과는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안면신경마비 정도를 제외하면 자동차사고로 인한 진료비 청구는 많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이다.

 

◆업계 반응=실손의보에 미칠 악영향은 자명하다. 일부에서는 어차피 강행될 시범사업이라면 차라리 이 기간 많은 부작용이 발굴되기를 바란다는 목소리까지 나오는 실정이다. 이제 와서 시범사업의 취소가 불가능하다면 오히려 산적한 문제점을 찾아 급여화되기 전 개선하는 편이 나을 것이라는 자조 섞인 이유다.

 

시범사업이기 때문에 운영 중 실질적으로 보건당국의 예상 범위를 벗어난 진료비 증가와 실손의보 손해율 개선 미약이라는 결과지가 나오면 건보 급여화 계획에도 수정이 있을 것으로 기대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우려했던 과잉진료 등의 문제가 실제로 대두된다면 처방 관련 기준의 강화라든가 향후 실손의보 개편 논의에도 힘이 실릴 수 있다.

 

이재홍 기자 ffhh123@insweek.co.kr

 


 

▨양방의료계·한약사단체

 

“한방의료 과학화 저해·한방의약분업 선행돼야

 

◆양방의료계=당초 첩약 급여 시범사업이 논의될 때부터 과학적 선 검증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고수해왔다.

 

오랫동안 이용해왔다는 점과 수요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현대의학과 다른 느슨한 잣대를 적용하는 것은 오히려 한방의료의 과학화를 저해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또 이는 지난 9월 보건당국과 의료계간 합의에서 협의체를 구성해 향후 심도 있게 논의하기로 약속했던 부분이기도 하다. 당시 보건당국은 과학적 검증에 대한 우려가 해소될 수 있도록 시범사업을 보완하겠다고 언급했다. 그러나 이후 제대로 된 논의가 이뤄지지 않았다.

 

9.4 의정합의에 따라 첩약 급여화에 대한 우려를 제기해 온 의약계와 한방 첩약 치료의 당사자인 한의계가 함께 참여하는 의-약-한-정 협의체를 조속히 구성해야 한다.

 

이 안에서 현재 시범사업안에 대한 전문가들이 면밀한 검토와 치열한 논의를 통해 우려점을 보완함으로써 안전성과 유효성의 명확한 검증을 담보하고 한방 첩약의 철저한 관리 체계 마련의 과정이 되도록 해야 한다.

 

◆한약사단체=한의사의 조제료를 없애고 한약사와 한약조제약사가 개설한 약국에서 처방전을 통한 조제가 이뤄지도록 하는 한방의약분업이 선행돼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처방의 남용과 한약의 과다 투약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한방의약분업이 제대로 되지 않은 상태에서 첩약 급여화를 추진한다는 건 한의원 밖인 약국과 한약국에서 조제가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을 키운다. 조제까지 한의원이 수용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으며 이는 한약사제도를 도입한 근본 취지마저 훼손할 우려가 있다.

 

첩약 시범사업에 한약국의 참여가 저조한 것 자체가 이같은 걱정이 크다는 점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시범사업 대상에 한약국을 포함한 것만으로는 근원적인 문제가 해소될 수 없다.

 

이재홍 기자 ffhh123@inswee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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