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영업일기-‘보험영업 1년, 신입일기’<1>

“한순간에 끝났지만 오히려 한 꺼풀 벗어던진 기분이었다”

- 작게+ 크게

박태연 FC
기사입력 2020-02-10

 

◆1년 전=무더위가 한참 기승을 부리던 날이었다. 평소같이 지하철에 몸을 싣고 출근을 하던 중 승강장에서 밀려들어오는 인파 속에 갑작스레 숨을 쉴 수 없었다.

 

이렇게 죽겠구나 하는 생각에 도망치듯 내렸고 한쪽 구석에 쪼그려 앉으니 멈췄던 숨이 터졌다. 나도 모르게 눈물이 쏟아져 내렸다.

 

생전 처음 겪는 일에 무척이나 당황스러워 한동안 멍하니 앉아있었다. 언젠가 뉴스에서 비슷한 기사를 본적이 있어 일시적이라 생각 했다.

 

그리고 며칠이 지나 퇴근길에 강남역 지하상가에서 11번 출구로 올라오는데 또 다시 증상이 반복됐다. 사람이 없는 건물 뒤쪽으로 숨어 들어갔고 거친 숨을 몰아쉬었다.

 

피곤이 쌓여 그런가 보다 생각했지만 그 뒤로도 아무 이유없이 심장박동이 빨라져 귀에 들릴 정도로 심장소리가 들렸고 참다못한 나는 눈에 보이는 병원을 찾아 들어갔다.

 

병원 문을 열고 들어서자 창백해 보이는 나에게 어떻게 오셨냐는 간호사의 질문에 ‘죽을 거 같다’ 라고 하자 바로 진료실로 들어갔고 잠시 안정을 취하고 있자 의사가 들어왔다.

 

상태를 얘기하자 정신건강의학과 진료를 받아 보는 것이 어떻겠냐는 권유와 함께 병원위치를 알려줬다.

 

다음날 정신건강의학과 전문병원을 찾아 상담을 받았는데 공황장애 중 불안증과 우울증이라고 진단했다. 가끔 연예인들의 가십거리 기사로만 여겨오던 병이 내게 생겼다니 믿기지 않았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조금씩 악화되는 모습에 두려워져 가는 것도 사실이였다. 결국 다니던 회사에 병가를 신청하고 외부와 차단한 채 은둔 생활을 지속했다.

 

그렇게 석 달의 시간이 흘러 주어진 병가 기간이 끝날 때 쯤 회사에서 연락이 왔다. 더 이상 병가기간을 줄 수 없으니 복귀와 퇴사를 결정하라는 연락이였다.

 

업무에 대한 스트레스로 대인에 대한 공포심에 나는 퇴사를 결정했다. 10년이나 해오던 일이 한순간에 끝났지만 아깝다는 생각보다 오히려 한 꺼풀 벗어 던진 기분이였다.

 

그런데 문제는 앞으로의 생활이였다. 아직 어린아이들과 아내... 한 가족을 책임져야 되는 가장으로서 참으로 무책임한 선택이었다.

 

아무런 대책도 없이 수입을 끊어버린 선택과 혼자 도망치듯 현실을 외면해버린 내 모습에 다시 좌절감이 찾아 왔다.

 

하지만 마음을 다잡고 무슨 일이라도 찾아봐야 된다는 생각에 꺼놓았던 휴대전화 전원을 켜보았다. 주위 지인들의 안부연락이 쏟아져 손에 담겼다.

 

새삼 혼자가 아니란 사실이 크게 느껴졌고 미안한 마음에 하나하나 답장을 하던 중 한 친구에게 전화가 걸려왔다. 나의 인생의 전환점과 지금 이 자리에 있게 해준 전화 한 통이였다.

 

내 옆자리에 앉아 있는 ‘팀장님’, 나의 가장 친한 친구이자 제2의 인생을 열어준 든든한 리더.

 

◆내 인생의 전환점이 된 그날=1년 전 그날 내가 전화를 받자 바로 집으로 달려와 밖으로 데리고 나갔다. 그리고 삼겹살집에서 소주 한 잔을 건네주며 그동안의 사정을 듣고 싶어 했다.


묵묵하게 들어주던 친구는 ‘너 하고 싶은걸 해봐’라고 한마디를 던졌다. 난 아직도 그 말이 뭉클해질 때가 많다. 내가 왜 이렇게 됐는지 지난 삶에 대해 복기를 해보았다. 

 

남들에게 피해가 될까 나를 낮췄고 오지랖이 넓은 탓에 남의 일도 대신하고 온갖 책임감에 휩싸여 떠안았던 일들이 나를 짓누르고 있었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은 뭘까, 나는 어떤 사람일까, 무엇을 하면 내가 행복해질 수 있을까.’ 순수했던 학창시절의 원초적인 고민으로 돌아갔고 어쩌면 답은 백지부터 다시 채워 나가는 게 답이라 생각이 들었다.

 

그 순간 앞에 앉아 있는 친구의 모습이 궁금해졌다. 나의 팀장인 친구도 처음부터 영업을 시작한 건 아니었으며 시작은 나와 같은 건설현장 엔지니어였고 5년 전부터 보험영업을 시작해서 자리를 잘 잡고 있다.

 

이 친구는 어떻게 해오던 일을 놓고 전업을 할 수 있었을까? 이것저것 물어보기 시작했고 관심은 크게 늘어났다.

 

어렸을 땐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는 것을 좋아했고 대화를 하는 것이 좋고 사람들 앞에 나서는 것이 설레였던 나였는데 지금의 나는 왜 그런 일들이 두려워 진걸까? 돌아갈 수 있을까? 나도 다시 저 친구처럼 새로운 일을 시작할 수 있을까? 숱한 의문점이 머릿속을 오가는데.

 

박태연 미래에셋생명 강남제우스사업본부 FC


<다음호에 계속>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톡 카카오스토리 band naver URL복사
URL 복사
x

PC버전

Copyright ⓒ 보험신보.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