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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자동차 중심 가해자 편의위주…이제는 버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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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수경 팀장
기사입력 2018-07-23


우리나라의 지난 한 해 교통사고 사망자수는 경찰 통계에 따르면 무려 4185명으로, 교통사고 발생건수는 22만건, 부상자는 약 33만명이나 된다. 더욱이 경찰에 신고하지 않고 보험사에만 신고하여 처리하는 교통사고건수는 경찰통계의 무려 5배에나 이른다.

이처럼 우리나라의 교통안전은 OECD가입국 중 최하위 수준으로 오죽하면 외국에서 한국을 여행 시에는 교통문화가 난폭하니 교통사고를 제일 조심하라고 할 정도이다.


초기 입법취지와 달리 부작용


도로인프라, IT기술 등은 전세계에서 최상위 수준임에도 왜 우리나라는 교통사고가 이렇게 많이 나는 것일까? 교통사고는 여러 가지 요인이 복합돼 일어나는 것이긴 하나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우리라나에 이렇게 많이 교통사고가 나는 이유로 교통사고처리특례법(이하 교특법)을 꼽는다.

교특법은 지난 1982년 교통사고 피해의 신속한 회복과 국민생활의 편익 증진을 목적으로 제정됐다.

교특법은 자동차 종합보험에만 가입하면 음주, 과속, 신호위반, 중앙선 침범 등 12개 중대 법규만 위반하지 않으면 피해자와의 합의에 관계없이 공소권 행사를 제한해 교통사고 가해자의 형사적 책임을 면제하게 해준다.

제정 당시 교통사고를 우려해 자동차를 국민들이 구매하지 않자 자동차 산업육성을 위해 마련된 법이라는 설도 있다.

그간 교특법은 제정 목적처럼 종합보험 가입률을 높혀 피해자에 대한 보상을 보장하는 등 다소 긍정적인 효과가 있긴 했으나 법 제정 이후 약 40년이 지나 교통환경이 바뀐 지금 초기 입법 취지와는 달리 많은 부작용들이 발생하고 있다.

교특법 특례는 피해자 보호보다는 가해자를 보호, 피해자를 두 번 울리고 있기 때문이다.

교통사고를 내 상대방에게 경제적, 육체적, 정신적 피해를 입혔음에도 가해자는 도덕적 책임을 포함해 자동차종합보험에 가입했다는 사실만으로 아무런 처벌을 받지 않을 수 있기에 교통사고 가해자에게 과실 정도와 무관 보험처리만 하면 된다는 인식을 확산시켜 사회 전반에 인명경시 풍조를 부추겼다.

많은 운전자들이 운전대만 잡으면 도로 위 무법자로 돌변하는 것도 교특법의 주요 폐해이다. 또한 교통사고시에 경찰에 신고하지 않고 보험처리만 함에 따라 경찰청과 보험사에 접수된 교통사고건수가 차이나고 이를 악용한 고의 사고, 나이롱환자 등 보험사기 행위가 만연하고 교통사고에 대한 정확한 원인분석도 이뤄지질 못하고 있다.

이처럼 사회적 문제를 일으키는 교특법은 현재 우리나라에만 존재하는 법으로 미국, 일본, 영국, 프랑스 등 해외 선진국 어떤 나라에도 특례법은 존재하지 않는다.


고의사고등 보험사기도 만연해


법제정 당시와는 다르게 많은 부작용을 낳고 있는 교특법은 이제는 폐지돼야 한다. 교통윤리의식 약화와 인명경시풍조 조장, 종합보험 가입에 따른 공소 제기 불가, 다른 과실범 처벌과의 형평성 문제 등 각종 병폐는 이제는 끝내야 할 것이다.

교통사고는 한 순간 나 또는 나의 가족이 한마디 인사조차 못 남기고 이별 할 수 있는 끔직한 사회재난이다. 이제 교통은 자동차가 중심이 아니라 사람이 중심이어야 하고 생명이 우선돼야 한다. 교통사고로 더 이상 소중한 생명이 사라지지 않도록 자동차 중심의 가해자 편의 위주의 교특법은 이제는 버려야 한다.

손해보험협회 사고예방팀<성균관대 글로벌보험연금대학원 재학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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